정개산신제

신둔면 지석리는 정개산 자락에 자리잡은 농촌마을이다. 마을주민은 격년으로 음력2월1일에 정개산신제(또는 지석리산신제, 소당산신제))를 드린다. 제사는 제물을 진설하기 위해 축대를 쌓은 정개산 중턱 ‘산지사터’에서 지내며 인근 큰 바위 밑에 제사에 쓰는 도구를 보관한다. 산지사터 위는 신령이 사는 곳으로 무덤을 쓰거나 부정한 행위를 할 수 없다. 일제강점기에도 이어온 산신제 덕분에 마을주민이 한국전쟁 때 큰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여겨 산신제에 대한 믿음이 강한 편이다.

마을 어르신이 생귀복덕을 가려 제사 일주일전 제관,축관,화부를 뽑는데 선발된 주민은 이를 영예로운 일로 여겨, 집에 금줄을 두르고 일주일간 비린음식을 먹지 않고, 담배도 피우지 않으며 바깥 외출을 삼간다. 산신제 당일 새벽 조용히 산에 올라 산지사터 인근 샘에서 세수를 하며 마을에서 2년간 모은 쌀로 구입한 황소를 올린다.

제관과 화부는 새벽에 메을 지워 정화수와 함께 제단에 올리고 절을 하며 메와 누룩을 버무려 땅에 묻고 그위에 불을 피워 조라술을 만든다. 술은 15시간만에 숙성되어 그날 12시에 드리는 제사에서 사용한다. 제사상에 소가죽을 깔고 토막난 고기를 맞추고 대구 등 나머지 제물을 진설하면 제관이 술을 올리고 절을 두 번한 다음, 축관이 절을 하고 축문을 읽는다. 소지를 올리고 간단히 음복하며 제사를 마무리하면 다음날 온 마을 사람이 마을회관에 모여 고기를 나누고 선지국과 조라술을 나누어 먹는다.

작은 변화가 모여 큰 결과를 가져옵니다

60여 년 넘게 사용한 ‘문화재’라는 용어는 이제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유산遺産’이라는 개념을 도입한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2024)되었습니다.

지정문화재 중심의 중점보호주의에서 새로이 ‘목록유산’이라는 개념을 신설하여,
비지정문화재를 포함한 역사문화자원을 목록으로 관리하는 포괄적체계로 변화한 것입니다.

또한 단순히 문화유산에만 머물지 않고, 보호대상을 무형유산과 자연유산으로까지 확대, 적용하였습니다.

이제 비지정문화재라도 가치가 있는 향토유산이라면 얼마든지 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지원근거가 마련된 셈입니다.

이천문화원은 이미 40여 년 전, 이천거북놀이를 시작으로 전통민속을 사랑하는 많은 이천시민과 함께 비지정 무형문화유산을 보호하고 전승하는 사업을 매년 펼치고 있습니다.